부천 청솔학원에서 만났던 분들 중 기억에 남는 몇 분을 소개합니다. 참고로 지금은 부천청솔학원에 있는 분은 이민행 원장 외에 없습니다. 학원가에서 만났던 분들 중에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 분들입니다. 수업은 직접 안 받아 봐서 모르지만 들은 이야기, 주변의 평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부천청솔학원
이투스에듀는 양재역 부근에 있습니다. 부천청솔학원은 송내역 부근에 있는데 지하철로만 1시간 이상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집은 일산이라 부천청솔학원과 연을 맺을 수 있는 '꺼리'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입시설명회 장소 섭외'라는 사소한 일이 인연이 되어 부천청솔학원과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입시설명회와 문화센터
롯데문화센터에서 회사로 연락이 왔습니다. 입시설명회를 함께 하면 어떻겠냐고... 그런데 부천청솔학원에서 거절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문화센터가 원하는 바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센터의 업은 사람을 모으는 것입니다. 수익이 아니고 사람들을 문화센터로 불러들이고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입시설명회를 하면 사람들이 모이는데 그걸 눈여겨본 담당자분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학원은 좀 도도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것은 기본이니 누가 요청을 해 오면 별생각 없이 거절부터 합니다. 백화점 문화센터의 제안을 별생각 없이 거절한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장소 섭외가 안된 겁니다.
장소를 섭외에 도움을 달라는 요청에 롯데백화점문화센터 담당자분께 이야기해 보니 이미 사달이 나 있었습니다. 모른척하고 담당자분을 찾아가 다시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다행히 의식이 있던 분이었고 청솔학원에 호의를 가지고 계셨던 지라 잘 해결되었습니다.
이민행 원장
위의 일로 당시 원장이었던 이민행 원장과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관심사가 비슷해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구수한 입담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이야기 중에 느껴지는 '청솔문화', 제가 찾던 이야기가 이민행 원장의 이야기 속에서 나왔습니다.
청솔엔 문화가 있다. 진정성이라는 문화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필자가 청솔에 (회사돈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 마음이 움직였던 이야기였습니다. 청솔이 아닌 밖의 사람들은 "청솔에는 조폭 같은 목표의식과 끈끈함이 있는데 그 안에서 애들이 변한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이야기에 대한 기대가 컸고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청솔 내부에 들어가서 기업 문화를 보는데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투스가 메가스터디를 이기고 1등을 하던 시절 기업이 살짝 변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진정성이 느껴진 겁니다. 이민행 원장은 실장 시절 늦은 시간까지 학원에 있었고 (많은 강사들은 학원에 늦게까지 있는 것을 혐오합니다) 학생의 입장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기다렸다고 했습니다. 그 시절 뜻을 함께 하던 강사들이 있었고 그 강사들이 이민행 원장을 돕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청솔학원에 투자한 직후 지금의 김형중 회장님이 했던 이야기였습니다. 이민행 원장은 얼마 전까지 평촌청솔학원에서 있었고 지금은 다시 부천청솔학원 원장으로 갔습니다.
학생들과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하면서 신뢰를 쌓는다. 학생이 진정성을 느낄 때 변화한다. 그게 청솔 문화고 성공의 비결이다. (김형중 회장)
수학 우순택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거칠게 생긴 분이 이민행 원장과 필자가 있던 자리(길가의 술자리)를 학생들과 지났습니다. 이민행 원장은 그 거칠게 생긴 분과도 학생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부천 청솔학원의 수학강사 우순택 샘이라고 소개를 해 주었습니다. 후일 학원가 기적 신화의 주인공으로 소개받은 분이 이 우순택 샘입니다. 요는 보기도 힘든 수학 8~9등급의 학생을 1등급으로 만든 주인공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강사들이 맡기 싫어하는 이른바 "꼴반"도 주저 없이 들어가 기적을 만든다고 합니다.
성적이 낮은 반을 강사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진학 성적이 화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사들은 공부 잘하다가 실수한 학생들을 선호합니다. 그 학생들은 약간만 지도해 줘도 성적이 오르고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적이 아주 낮은 학생들은 올라도 어느 정도까지입니다. 그리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친구는 성적이 낮은 학생이 성공을 해도 의아하게 봅니다. 친구가 성공을 해도 다른 학생들이 추천을 못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강사들은 성적이 낮은 반에 들어가는 것을 꺼려한다고 합니다.
그날 우순택 샘과 함께 있던 학생은 진학에 성공한 학생인데 스승의 날이라고 우순택 샘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학교가 아닌 학원에 선생님을 찾아온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고 보기도 좋았습니다.
이민행 원장에게 우순택 샘은 1타 강사였습니다. 지금은 평촌청솔학원에서 수업 중입니다. 다시 부천청솔학원으로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일산 학원가에서 이름을 보긴 했는데 일산에서 마주친 적은 없습니다.
박영준 실장
이 분은 강사는 아닙니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갈 때 함께 갔던 분으로 직책은 운영실장이었습니다. 이 분이 기억에 남는 것은 부천청솔학원이전에 근무하던 영화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백화점에 함께 가면서 입시설명회가 보통은 일과 후 밤시간이나 주말에 있는데 힘들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영화 스텝으로 몇 년을 고생했는데 1년 중 집에 간 날이 며칠 안되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즐겁게 일했다면서 상상도 하기 힘든 고된 일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아이가 생겨서 집 근처 부천청솔학원에 왔는데 그 일에 비하면 너무 쉽고 즐겁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무디어져 가는 필자에게 신선한 감동이었습니다.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 하며 그래도 다신 안 할 거야라며, 박영준 실장을 응원하는 것으로 생각을 마무리했었습니다.
이 후로 몇 번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마지막으로 봤던 일은 몇 년 전 평촌청솔학원에서 강북청솔학원으로 옮기는 자리였습니다. 지금은 강북청솔학원에 근무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무리
성공한 학원, 성공한 기업의 대표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한구석에 위와 같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덧 붙이는 이야기는 '운'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기업이 더 성장할 때 '전정성' 이런 류의 추상적인 이야기는 뒤로 잊히는 걸 많이 봤습니다. 추상적이고 고루한 이야기로 치부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재밌는 일을 만들어 냅니다. 이 분들이 만점, 기적, 신화 등을 만들면 이 분들의 이야기보다는 '브랜드'가 그 앞에 있곤 합니다. 부천청솔학원, 평촌, 강북청솔에 무슨 일이 생길지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즐거운 일 생기면 기록으로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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