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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탐구

전설의 라스푸틴, 제정 러시아를 말아먹은 러시아 무속인 이야기

by 라 lahh 2023. 3. 22.

러시아를 말아먹은 전설의 라스푸틴이야기. 우리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긴 했습니다. 제정 라시아를 말아먹은, 대한제국을 말아먹은 무속인 이야기입니다.

 

제국의 무속인

대한제국의 진령군과 러시아의 라스푸틴

 

 

대한제국의 진령군

대한제국 명성황후에게는 '진령군'이라는 무속인이 있었습니다. 진령군에 대한 사진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데  '진령군'이 살던 집터 같은 자료들은 남아있습니다. '진령군'이라는 이름도 고종이 직접하사를 했다고 합니다. 고종은 대한제국 황실의 일을 결정할 때면 진령군에게 앞날이 어떻게 될지 물어봤습니다. 


'진령군'은 스스로 관운장의 딸이라 했다고 했습니다. 이 무속인은 임오군란 때 청주로 피난 갔던 민비가 데리고 온 무속인으로 민비의 환궁을 예연했다고 합니다. 고종과 민비가 의존했으니 대한제국의 비선실세였던 셈입니다.

 

 

사진 라스푸틴
 
 
 
중앙박물관 북묘비, 고종이 관우를 기리게 된 경위가 담겨있다. 우측, 혜화초등학교 근처 송시열이 살던 곳 근처에 진령군이 살았다고 한다.
 
 
 

 

제정 러시아의 라스푸틴

한반도의 서쪽, 유라시아 대륙의 반대편 서쪽 끝에는 '라스푸틴'이 있었습니다. 대한제국, 제정러시아 이 두 제국의 공통점은 나라가 망했다는 점입니다.

 

 

전설의 라스푸틴 이야기

 

우리나라의 삼일만세 운동이 있기 3년 전인년전 1916년 산업혁명의 변방이었던 제정러시아가 소련이 되기 전의 일입니다. 당시 제정러시아의 황제 주변에서 노닥거리며 이런저런 참견을 하던 '신부'가 있었습니다. 이 요망스러운 사제는 그리스정교 계열의 사제였습니다. 황제 가까이서 제정러시아 국가의 사업에 이런 저런 잔소리를 하였는데, 이게 황족 사이에서 눈에 가시였던 모양입니다.
 

1916년 12월 30일 라스푸틴을 파티에 초대하다

제정러시아 황제의 친척들은 국정에 참견을 하는 이 '신부님(?)'을 파티에 초대하였습니다. 그리고 즉사시킬 시킬 수 있는 양의 청산가리가 든 케이크와 와인을 먹였습니다. 그런데 그 요승은 그 것을 먹고 죽기는커녕 노래를 부르며 파티를 즐겼다고 합니다.

 

"청산가리를 잘 못 넣은 것인가?"

 

황제의 친척들은 방에 있는 십자가상 가리키며 ‘수난을 보며 기도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한 뒤  신부님의 가슴에 총을 쐈습니다. 그런데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가까이 간 순간 신부님이 벌떡 일어나 자신에게 총을 쏜 황제의 친척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르려 했습니다. 주변에 있던 다른 황족이 신부님의 머리에 총을 쏴 겨우 진정을 시켰다고 합니다.


라스푸틴의 시체

  

 

믿기 힘든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른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라스푸틴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사람들이 왔을 때 라스푸틴이 일어나 밖으로 도망쳤다 같은 이야기 들입니다. 12월 30일 그날의 눈 속에서 비틀거리다 쓰러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무튼 신부님을 죽이려고 했던 황족들은 라스푸틴의 시체를 강에 던져 버렸, 며칠 후 강에서 라스푸틴의 시체가 떠오르고 이를 조사한 경찰은 이런 발표를 합니다.

"라스푸틴의 사망원인은 독살 아니다. 총에 맞은 것이 치명적이긴 했으나 사망의 결정적인 이유는 익사!"
 
제정러시아의 멸망을 앞에 두고 생긴 신화입니다. 아쉽게도 대한제국의 '진령군'에게는 이런 신화는 없습니다. 명성황후가 죽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는 말도 있고, 거열형으로 사람들의 눈앞에서 죽었다고도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러시아는 혁명이 일어나 이런 저런 이야기거리를 많이 만들었는데 우리나라는 나라를 빼았겨서 그런지 그냥 죽었다라로 끝난 것 같습니다.
 
이 괴물 같은 신부님 라스푸틴은 1916년 12월 살해당하기 얼마 전 황제에게 아래와 같은 편지를 황제에게 전했습니다.

 

라스푸틴의 마지막 편지


"나는 내년 1월 1일이 오기 전까지 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일 내가 내 형제와도 같은 러시아 국민들의 손에 죽게 된다면 러시아 황제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왕조는 앞으로도 수백 년을 더 지속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만일 특권층, 귀족들의 손에 죽어 그들이 내 피를 솟구치게 만든다면, 
 25년간 황제의 형제들은 형제들을 서로 죽이고 미워하게 될 것이고
 끝내 러시아에 귀족이 한 사람도 남지 않게 될 겁니다.
 
러시아의 황제여, 만일 당신이 나 그리고리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게 된다면 다음의 이야기를 명심하기 바랍니다. 만일 당신의 친척 중 누구라도 나의 죽음에 연루된다면, 
 2년 내에 당신의 일족, 가족과 자식들까지 모두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모두 러시아 민중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나는 이미 사라졌겠지만, 내가 사라지는 일이 생기더라도 황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줄 책임을 느끼기에 글을 씁니다. 늘 반성하고 신중히 행동하길 바랍니다. 오직 당신의 안전을 생각하고 당신의 일가족에게 내 피의 앙갚음이 있을 것임을 알려 주길 바랍니다.
 
 나는 죽을 것이며, 더 이상 살아 있는 자들과 함께 하지 못합니다. 기도하고 기도하며 마음을 굳게 가지며 당신의 가족을 생각하길… 
 
 그레고리 라스푸틴 씀"
 
앞일을 내다본 듯 한 편지의 내용과 같이 신부님의 시체가 강에서 떠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난 난 것입니다. 그리고 황제와 황제의 일가족은 볼셰비키들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자기가 어떻게 죽을 지는 몰라도 남들은 어떻게 될지 귀신같이 안 것입니다.
 
그렇다고 라스푸틴의 예언이 모두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암살 주범인 황제의 친척 펠릭스 유수포프 공작은 1967년, 아내인 이리나는 1970년까지 살 때까지 잘 살다 죽었습니다. 공범인 드미트리 파블로비치 대공(니콜라이 2세의 사촌)도 1942년까지 살다 죽었다고 합니다.

 

펠릭스 유수포프 공작과 그의 아내 이리나
 
 
 
 

 


라스푸틴의 예언은 당시의 상황으로 보면 쉽게 예측 가능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라스푸틴의 편지가 아니고 후일에 쓰여진 것이라는 주장도 많습니다.

 

라스푸틴의 생애

라스푸틴은 1869년 시베리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습니다. 학업에는 불량한 분이었다 하는데, 결정적으로 문맹이었다고 하니 위의 편지는 최소한 직접 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릴적 많은 여자들과 사귀며 방탕한 생활을 해서 '방탕한 놈'이라는 뜻으로 이름이 '라스푸틴'이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결혼도 해서 7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넷은 죽었고 셋이 살아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후일담에 따르면 20여 명의여명의 사생아가있었다고 하는 데 그 부분은 기록이 별로 없으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1897년부터 15년 동안 수도승을 자처하며 러시아와 동유럽, 소아시아 일대를 떠 돌다, 그리스, 예루살렘, 터키의 카파도키아 등을 순례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데 정식으로 신학을 공부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라스푸틴은 1900년대 초 시베리아지역에서 사람들의 불안을 달래 주는 능력으로 유명해유명해지고, 또 정신적인 문제 또한 치유해 주면서 성인으로 추앙받기 시작합니다.
 

황실입성

이런 라스푸틴이 러시아 황실과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당시 황제였던 니콜라이 2세의2 막내아들의 혈우병 때문이었습니다. 1907년1907 상페트르부르크에 있던 라신부님이 지닌 신비한 치료법으로 혈우병에 걸린 황태자를 진정시킨 것입니다.

라스푸틴과 황실가족

 

이를 본 황제와 황후는 신의 은총으로 여기며 신부님을 총애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국정의 일도 자문을 구합니다. 사실 황제는 정치가 적성에 맞지 않아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신의 대리인 같은 영험한 신부님이 나타났으니 얼씨구나 하고 맡겨 버렸습니다. 
 
황제를 등에 업은 라스푸틴은 황실에서 거주하며 음탕한 생활을 즐기며 세력을 키워 갔습니다. 공주들의 가정교사, 시녀들을 수도 없이 즐겨 황궁 내에 사생아가 20명까지 탄생했다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추문이 있을때, 황제는 '라스푸틴이 하는 일은 모두 성스러운 것'이라며 두둔했으니 신부님의 힘은 끝이 없이 오르고, 권력 가까이서 즐기던 황족들의 불만은 높아졌습니다.
 
또 라스푸틴과 공주들의 성추문 끊이지 않았습니다. 공주들도 ‘남동생의 병을 고쳐준 착한 할아버지’ 정도로 생각해서 그렇게 싫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혁명이 끝난 후 공주들이 나중에 총살당할 때 신부님의 부적을 몸에 지니고 있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일국의 황족들이 우리나라로 따지면 사이비무당에 가까운 사람에게 푹 빠지게 된 것! 

 

 

황제의 가족과 공주들

 

 
 

라스푸틴에 대한 소문

라스푸틴은 여인들에게 인기가 많아서인지 특정 신체부위의 소문도 많았습니다. 그것이 아주 크다는 소문인데 라스푸틴을 질투한 남자들이 꾸며낸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궁금하다면 검색창에 '라스푸틴 크기'로 직접 검색해 보기 바랍니다. 라스푸틴은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시베리아 농부였는데 황실에 들어가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 수도승이었으면서 많은 여인들과 염문을 일으켰다는 것 등이등이 일반인들에게는 즐거운 이야기 소재였습니다. 또 홍길동처럼 라스푸틴은 황실에 번 뇌물로 어려운 사람들은 만나면 가지고 있는 돈을 다 주었다고 합니다. 뇌물 받는데는주저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죽었을 때 라스푸틴이 남긴 재산은 시베리아 일반 농부 수준이었다고 하니, 적어도 의적 정도의 요건은 갖춘 듯 합니다.

 

라스푸틴의 전설

 

 


그래서 라스푸틴은 죽은 후에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아 맥주의 이름으로도 쓰였고 많은 영화, 소설, 게임, 애니메이션, 뮤지컬에도 등장합니다. 물론 가스라이팅을 하는 악당의 역할이긴 하지만. 나라가 망할 듯 한 이야기를 할 때 라스푸틴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라스푸틴의 국정 농단 때문에 러시아 제국에서 혁명이 일어나 망했다는 비유로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대한제국이 진령군 때문에 망한 것은 아니었던 것처럼, 라스푸틴 때문에 러시아가 망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재정 러시아는 무리한 공업화, 군사력증대에 따른 빈민화, 농산물 수출에 따른 식량부족 등으로 곪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율 90%로 대변되는 러시아황제정은 구한말의 대한제국처럼 망하기 딱 좋은 상태였습니다.

 

이 글에서 라스푸틴이나 진령군을 옹호할 의도는 추호도 없습니다. 권력을 가진 두려운게 많은 사람들, 특히 운으로 권력을 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라스푸틴을 과대하게 포장하긴 했지만 한 나라를 망하게 했으니 그 사기 능력 정도까지는 인정해 줘야 하지 않나 싶긴 합니다.

 

라스푸틴 굿즈와 라스푸틴을 소재로한 작품들
 
 

 

사기생활탐구


이 사기극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전설로 포장되는 과장과 과정들입니다. 사랑 받다 보면 과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령 눈을 마주치면 몸속에 감춰진 병이 고쳐 진다던지고쳐진다던지, 공중 부양을 한다는 사람이 있는데,  웃으며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진실 비슷하게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도 진짜 그러는 줄 아는 착각도 합니다.


우리는 악인은 괴물이길 바라고, 능력자, 권력자는 초인이길 원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 만나 보면 두 부류 모두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별다르지 않은 똑같은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기에 눌리지만 않고, 그 사람에게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게 이 글이 주는 메시지입니다. 사기꾼들은 그 점을 교묘하게 이용합니다. 그걸 요즘은 가스라이팅이라 부르는 듯 듯싶긴 하지만...  
 
오징어게임에서도 나옵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기서도 사기 치는 녀석들이 나와 권력을 잡으려 한다는...

 

진령군 이야기는 여기서 (바로가기)

 

대한제국에는 진령군, 제정러시아에는 라스푸틴! 얼마 후 둘다 망했다.

대한제국에 진령군이라는 무당이 있었다. 당시 진령군 세상을 다스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유라시아 대륙 반대편 제정러시아에는 라스푸틴 신부가 있었다. 라스푸틴이 러시아를 다스린다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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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5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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